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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冊), 모 아니면 도! 빠져들거나 아니면 뱉어내거나!
    서평_북스타일+영화 2009. 7. 9. 23:27
    bookshelf spectrum, revisited
    bookshelf spectrum, revisited by chotda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내가 마음에 드는 책을 손에 넣었다가 몇페이지를 넘긴후, 다시 책장을 닫아버리는 시기가 찾아오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마음의 안식, 휴식을 위해서, 아니면 배움을 위해서 책을 펼쳐보게 되지만 오히려 "독(毒)"이 되어 눈과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을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그때가 된 것이 아닐까요?

    바로 `모 아니면 도!', `읽거나 아니면 덮어버리거나!', `빠져들거나 아니면 뱉어내거나!' 가 되는 것이지요. 7월의 여름, 그리고 장마, 그 이후엔 길다고 할 수 있는 휴가철이 찾아옵니다. 그야말로 어디론가 떠나서 조용한 곳에서 나혼자만의 독서 시간을 갖게 되고 싶어하는 "딱" 좋은 시기가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요?

    `책 슬럼프'라고 합니다. 책을 읽고 싶은 충동과 욕구가 있으나 막상 책장을 펼쳐볼때면 책안의 종이위에 펼쳐진 활자마저 들어오지 않고 주변의 시선과 사물에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더욱 집중이 잘되는 어리둥절한 그런 상황. 모두가 겪어봤을 겁니다. 여름이 오면, 시원한 곳을 찾게 되고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혀 지하철 안에서 주변 소음을 차단한채로 책속에 빠져드는 시간을 가지려는 직장인들이 많은데요. 그 와중에 잘 살펴보면 책을 펼쳐든지 10여분도 안되 꾸벅꾸벅 눈을 감은채 자는 분들도 있고, 아에 책장을 덮어버리고 눈을 감거나 다른 것으로 집중 대상을 바꿔버리는 분들을 본적이 있습니다.

    과연 우리들은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개인적인 입장에서 잠시 이 부분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고, 이와 같은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하려고 합니다. 결국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책을 읽는 독자들의 시선은 결국 한곳에 포인트를 맞출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최근에 서평을 일정한 기간내에 쏟아내기 위해서 책을 펼쳐들고 출퇴근길, 쉴틈을 이용하여 차근차근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내가 이렇게 얽매여서 읽는 다는 것은 나의 자유 없이 읽어버리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명분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과감히 "강제로 읽는 마음가짐"을 벗어버리자 라고 결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굳이 서평을 위해서 억지로 기간에 맞춰 읽지 않아도 "책 지름"을 통해서 내 주위에 있는 책을 "빨리" 소화해야지! 하는 결심으로 책을 읽어나갔던 적이 무수히 많았던 것을 알수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기, 왜 책을 읽을때 끝을 봐야지? 하는 강박관념에 "읽느냐? 아니면 관두고 다른것을 볼까?"라는 질문에 대해 울타리를 과감하게 떨쳐버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 서평을 쓴다는 것. 그야말로 자신과의 약속이자 제3자와의 이행관계를 짓는 또다른 엄연한 실천 행위 입니다. 그 이전에 책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지식의 깊이, 지식의 양은 정해져 있고, 개인의 창작 여부, 정리하는 습관의 여부에 따라 책을 통해서 습득하는 정보 Performance는 무한할 것입니다.

    끝을 본다는 것은 결말을 맺고 최종적인 생각의 정리를 하는 단계 입니다. 지난해 12월부터 현재 7월 초순까지 많은 서평(독서 리뷰)을 정리해가면서 관찰한 서평 블로거들의 행동은 딱 2가지로 나뉘어지는 것을 볼수 있더군요.
    (1) 자발적 행위를 통한 정보의 습득, (2) (강제적인) 목표에 맞추려는 짜집기 형태의 서평. 이렇게 봤을때 서평이야 말로 그 어떤 리뷰만큼 이상의 고충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자신과의 싸움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봤을때 서평과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약속"을 한다는 것으로 하나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언급했던 "모 아니면 도!", "읽거나 아니면 덮어버리거나!" 등의 "In and Out"의 흑백 여부는 자신의 결정, 즉 사고 확장을 위한 자신과의 약속으로 점쳐질 것입니다. 서두에서 말했던 책을 읽는다는 즐거움이 있다면 분명 책을 완독하여 자신의 주관과 책의 내용에 맞춘 객관적 일들을 잘 버무린 깊이있는 서평이 나올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런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여기서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다는 것은 과연 책을 충실하게 보았는가? 자신과의 약속을 잘 수행하였는가를 말하는 것이겠죠? 책의 내용은 이미 모두 짜여져 있는 상태. 서평을 주로 쓰는 필자는 책의 핵심적인 "메세지" 를 도출하여 독자의 입장에서 책쓴이의 생각과 사고, 주장을 정리하는 3인칭 관찰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결국, 책을 놓느냐, 마느냐는 약속의 실행. 책을 읽기 전에 자신이 약속했던 것이 무엇인가를 판가름 짓는 사전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겠네요.

    당신은 어떤 책을 사랑하십니까? 그리고 어떤 책을 증오하십니까?

    서평을 쓴지 횟수로만 3년이 다 되어 갑니다. 평소에는 단지 정리를 위해, 주변 배경지식과 함께 정리를 한 글쓰기에 불과했지만 점점 서평은 깊이를 만들어주고, 생각을 넓게하는 학습이 되어가는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최근의 출판시장에 비춰봤을때 책 읽기는 약간의 모순이 발생하고 있더군요. 바로 책에 대한 사랑과 증오 입니다. 어떤 책이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며, 어떤 책이 독자들의 증오 대상이 되겠다는 것이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 1시간여만 눈독들여 잘 보게 되면 두드러지게 2가지 부류로 나눠지게 됩니다. 결국 이것도 역시 책을 놓게 되느냐? 아니면 펼쳐보게 되느냐?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어버렸습니다.

    최근에 드라마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선덕여왕>의 경우, 모두가 `드라마의 원작'이라 칭하면서 같은 타이틀에 같은 디자인 표지로 독자들을 현혹하는 것 같아 매우 눈에 거스르게 되더군요. 혼자만의 생각일지는 모르나 이러한 드라마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 역사에세이들은 진정한 메세지를 잘 전할지가 의문입니다. <선덕여왕>의 주된 역사적 배경을 잘 설명해 주는 한권의 책이 있다면, 소설, 역사서, 경영/경제 등 다양한 장르로 파급되어 깊이있는 정보를 제공해줘야 할텐데 드라마 히트에만 집중되어 책도 함께 잘 팔아야겠다는 상술에 출판계가 점점 썩어가는 것이 안쓰러울 뿐입니다.

    선덕여왕.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류은경 (MBC프로덕션, 2009년)
    상세보기

    도서와 관련된 서비스 운영을 맡으면서 유심히 살펴보는 것은 서평에 대한 깊이 입니다. 책을 사랑하느냐 증오하느냐를 떠나서 서평, 도서 리뷰어의 본질을 꿰뚫는 "인사이트(Insight)"가 있느냐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서평은 리뷰와 다르게 책의 주관적/객관적, 사실, 배경지식, 그리고 필자의 견해가 잘 곁들여져 있는 독자들도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감탄할 수 있는 "깊이 있는 가르침"과도 같습니다. 그렇다고 장문의 글, 어려운 글들로만 편집된 글이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책을 놓고, 버리느냐를 잘하는 이들이 서평을 잘 쓴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책을 읽는 행위에 있어서 자신과의 약속이 분명한 독자만이 단순한 책을 소개하는 리뷰가 아닌 서평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말에 공감하는 부분이 매우 큽니다.

    이제 한국의 출판계, 독자들도 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면서 문학과 언어에 대해서 깊이있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이미 상아탑도 걸어왔고, 수많은 활자를 접하는 "문명의 노출"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진정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안다면 자신이 흡수할 수 있고, 선호하는 책을 통해서 더욱 깊이 있는 독자로써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주인"이 되는 것은 어떨까요?

    책, `빠져들거나 아니면 뱉어내거나'의 여부는 자신과의 약속. 서평과 리뷰 또한 서두에서 말했던 부분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주장하고 싶습니다. 독서를 통해서 "글에 대한 사랑과 증오"를 발굴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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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서 언급한 <선덕여왕>에 대한 소견은 100%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본 글에 제시된 `서비스 운영서평 관리 원칙'은 소속된 서비스의 관련된 사항임을 알립니다.

    *본 포스트는 서평 전문 팀블로그, "북스타일(Bookstyle)"에 공동 발행 됩니다.





    북스타일, 새우깡소년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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