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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영 후보, KBS 정강정책 메시지 전문
    떠들어볼만한 얘기/소소한 이야기 2007. 11. 10. 19:02
    [정동영 후보, KBS 정강정책 전문]

    가족행복 지킴이 대통령이 되어 통합의 정치를 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정동영입니다.

    여러분은 비원에 가보셨습니까?
    지금이 한 해 중에 비원이 가장 아름다운 철입니다. 노란 은행잎, 빨간 단풍, 아직도 푸르른 소나무가 한데 어울려 꿈속의 궁전 같습니다.
    저는 내일 비원 안에 있는 규장각에 갑니다. 규장각은 정조가 세운 왕립도서관으로 우리 역사상 가장 민심의 소리를 잘 들었던 정조대왕 이산의 숨결이 어린 곳입니다. 정조는 여기서 아침저녁으로 선비 학자들과 국정을 토론하고 민생을 걱정했습니다.
    저는 규장각에서 교수님들과 함께 정조의 정신을 어떻게 되살릴까 토론할 생각입니다.

    잘 들을 줄 아는 자질은 새로운 지도자의 자격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의 말을 가슴으로 들을 줄 아는 자질이야말로 지구촌으로 달려 나가는 선진국 지도자의 일차적 자격입니다. 저의 꿈은 훌륭한 경청자, 굳 리스너를 넘어 위대한 경청자 그레이트 리스너가 되는 데 있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저는 사회 각계의 지성과 원로, 현인들을 모시고 그 분들의 경륜과 지혜를 빌리겠습니다. 그리고 일 년 중 절반 이상은 현장에 서겠습니다. 민생의 현장에서 여러분의 아픔과 답답함을 직접 듣고 팔을 걷어 부치겠습니다.

    아무리 옳은 정책이라도 국민 다수가 반대하면 속도를 조절하겠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저는 일방적으로 주장하기보다는 설득하고 양보하면서,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국정수행에 임하겠습니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정조의 일생을 다룬 ‘이산’이라는 드라마를 하고 있지요? 자주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드라마 중에 기억에 남는 대목이 있습니다. 할아버지 영조대왕이 신하들과 어린 손자 정조를 앞에 두고 과거시험문제를 논하는 장면입니다. 애초에 올라온 시험문제는 ‘효행을 논하라’였습니다.

    어린 정조가 이렇게 말합니다.
     “저라면 부패한 육조의 관원들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를 묻겠습니다.”
    영정조 시대에도 부패척결 문제는 정치의 핵심이었습니다.

    저는 엊그제 지금은 국가청렴위원회라고 이름을 바꾼 부패방지위원회를 세 번째 찾아갔습니다. 이 기구는 민주정부가 들어선 뒤 국가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한국은 국제투명성기구가 매긴 점수에서 작년 말 10점 만점에 5.1점을 받았습니다. 160개 국가 가운데 43등입니다. 국가 청렴도가 1점 올라가면 국민소득이 5천달라 올라간다는 연구 분석이 있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저는 다음 정부 5년 내에 국가청렴도를 5.1점에서 8점대로 끌어올리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가투명도만으로도 오천 달라 곱하기 3점 이콜 만 오천 달라의 소득이 올라갑니다. 3만5천 달라 시대가 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반부패와 투명성은 경제와 직결됩니다.

    따라서 대통령이 얼마나 국가투명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가는 중요한 경제문제입니다. 정치부패와 선거부패, 경제부패에 연루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 자체로 국가투명도는 후퇴하게 됩니다. 투명하지 않은 대통령이 이끄는 투명하지 않은 나라, 투명하지 않은 기업에는 외국투자자들이 찾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저는 현대판 암행어사제도라고 할 수 있는 ‘클린 대한민국 만들기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습니다. 현재 종이호랑이 소리를 듣고 있는 국가청렴위원회를 홍콩의 ‘염정공서’처럼, 싱가포르의 ‘탐오조사국’처럼 선진국의 반부패 조사위원회와 같이 만들겠습니다. 실질적인 조사권을 주겠습니다.

    현재 남의 이름 빌려 통장을 개설해도 5백만 원 과태료만 내면 그만인 솜방망이 처벌은 대폭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세금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공직사회의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겠습니다. 공직자 부패수사를 강화해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강화하겠습니다. 아울러 병역비리와 탈세 또한 확실하게 뿌리 뽑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대통합민주신당과 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정부’, ‘새로운 정치’를 펼쳐 보이겠습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이명박 후보나 이회창 후보가 생각하는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정부입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통합의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분열과 갈등에서 생긴 상처를 치유하겠습니다. 탕탕평평의 정치를 펴겠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인재가 있습니다. 그들을 발굴해 등용함에 있어서 학벌과 지역과 나이와 계층을 따지지 않겠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저를 지지한 사람이건 지지하지 않은 사람이건, 능력과 열정을 기준으로 선발해 쓰겠습니다. 그래서 최고의 인재집단이 경영하는 유능한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자신과 경쟁했던 사람을 가장 중요한 국무장관과 재무장관에 임명했습니다.
    민주당 출신 클린턴 대통령은 공화당 정부에서 임명한 그린스펀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을 유임시켰습니다. 그 자리는 경제대통령 소리를 듣는 중요한 직책입니다. 이렇게 당파를 초월한 인사정책을 통해 최고로 우수한 인재를 중용했기 때문에 클린턴 정부 동안 미국은 엄청난 경제호황이 가능했습니다.

    지난번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걱정했습니다. 저렇게 싸우다 결국 갈라서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셨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저는 당내 경선이 끝난 직후 내부 통합에 착수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몇 달이 넘도록 내부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또 다른 후보의 출마를 초래한 야당과 저희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신속하게 내부통합을 만들어냈던 것처럼, 지역 간 통합, 계층 간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통합의 정부, 통합의 나라를 만들어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며칠 전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농성하고 있는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지상 15미터 철탑 위에 올라가 보름이 넘게 시위를 하고 있는 박명수 씨와 통화했습니다. 세상에 뜻을 충분히 전달되었으니 내려와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 법 취지를 악용해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외주용역으로 돌려버린 사용주에 항의해 7개월째 농성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례를 막기 위해 비정규직 법을 가능한 빨리 보완하겠습니다.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는 노동부 통계로 5백7십만 명이고, 퇴직금이 없거나 4대보험이 없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8백4십만 명에 달합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저는 노사정 3자가 한가지 씩 양보하는 대타협을 이루어내겠습니다. 사용자는 고용의 안정성을 제공하고, 노동자는 현재의 임금 수준을 받아들이고, 정부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업체에 대해 4대보험 보조혜택을 부여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혹시 최근 베스트셀러 중에 ‘88만원 세대’라는 책을 보셨는지요?
    근래 제가 읽은 책 중에 가장 가슴 아픈 내용이었습니다. 이 책은 젊은 경제학자 두 명이 썼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대로 가면 젊은이들이 88만 원짜리 비정규직 노동자 이외에 갈 길이 없다는 절규였습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저는 우리 사회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흐르고 있는 차별의 강을 메우지 않고서는 진정한 통합의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비정규직이지만 내일은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기회를 제도로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저는 젊은이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겠습니다. 문화콘텐츠 분야와 관광, 물류, 금융, 교육, 의료, 법률 등 서비스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없애고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겠습니다.

    최근 미래에셋 펀드에 투자하면 돈을 번다는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평범한 월급쟁이에서 한국 금융산업의 새로운 신화를 만든 40대의 박현주 사장 같은 국제적 금융 전문가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꿈을 불어넣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좋은 나라는 기회가 많은 나라입니다. 개천에서 용이 나야 합니다. 저는 전기도 안 들어오고 버스도 안 들어오는 깊은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그 시절만 해도 저와 같은 시골학생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올 수 있었고 좋은 직장에 취직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기회의 문이 점점 닫히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자립형 사립고를 1백 개 신설한다는데, 이건 고교 입시 부활입니다. 그러한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더 강도 높은 과외가 필요하고, 그러면 전국의 수천 개 입시학원이 새로 생길 것입니다. 그 돈을 누가 다 대겠습니까?
    서민과 중산층 가정의 허리가 휘어집니다.
     
    아이들도 행복하지 못합니다. 저는 지난주 일산의 학원가를 가 봤습니다. 밤 12시가 넘어서도 학생들이 구름처럼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5, 6학년도 많았습니다. 밤 12시에 졸면서 모든 학생들이 학원에서 공부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습니다.
     
    학생들과 학원버스를 타고 일산 시가지를 돌면서 한 학생한테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즐거워요.”하고 일제히 대답했습니다. 이유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반에서 학원에 안 가는 학생이 없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비정상입니다. 여기다 경쟁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좋은 가정과 개인의 행복이 선진국의 키워드입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저는 대한민국의 교육을 확실히 바꾸겠습니다.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가난한 집 아이들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 입학 제도를 포함한 교육정책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지금 중학교 2학년생이 대학에 가는 2012년부터 대학입시 수능을 폐지하고 내신 성적 중심으로 대학입시를 개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국 시군구 별로 우수 공립고등학교를 하나씩 선정해, 학교 지원금을 늘려주고 교장선생님을 공모제로 뽑아 인사권과 교과 운영권을 줘서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계 1400개 학교 가운데 1차로 3백 개 공립고를 잘 육성한 다음, 나머지 학교도 일정한 기준을 통과하면 이와 같이 지원할 계획입니다. 한 마디로 공교육을 강화해서 사교육비의 필요를 줄이는 정책입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2008년 한해를 ‘교육 혁명을 위한 사회대협약의 해’로 만들 것입니다. 교사, 학부모, 학생, 여야, 정부, 시민사회 등 각 계층 전문가들을 모시고 국민의 공감대와 동의를 얻을 것입니다. ‘수출진흥 확대회의’처럼 청와대에서 매달, 매분기별로 ‘교육혁명을 위한 미래전략회의’를 개최해 국민의 합의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통합의 나라로 가기 위해 또 하나 건너야 할 다리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경련에 방문했을 때 대기업이 중소기업 압박하는 대신 “다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정책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대기업 가운데는 1년에 수조원의 이익을 내는 기업들이 있지만, 하청업체가 글로벌 중소기업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GE나 일본의 도요타는 다릅니다. 그 회사에 납품하는 하청업체들 가운데는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많은 정책적 지원도 있었으나 예를 들어 정부에서 100억 내고, 대기업이 100억을 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효율을 높였을 경우에도 그 성과는 대부분 대기업에 돌아갔습니다.
    왜냐하면 CR 때문이었습니다. CR이란 중소기업이 제일 무서워하는 납품단가 조정, 영어로 코스트 리덕션을 말합니다.
     
    이 부분에서 뭔가 새로운 협력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이 쏟아져 나와야 우리나라 대기업을 글로벌 대기업으로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에 놓인 차별의 강, 서민 아이들과 부잣집 아이들 사이에 흐르는 사교육의 강,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에 놓인 양극화의 강을 건널 수 있게 할 때, 우리나라는 진정한 통합의 나라, 강한 나라, 따뜻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중산층과 서민가족의 행복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강에 다리를 놓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촌사람입니다. 열아홉 살에 처음 서울로 올라와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어머니가 재봉틀을 돌려 만든 아동복 바지를 팔아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제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 그 다음날 새벽 맨 먼저 찾아간 곳이 평화시장입니다. 그 곳에서 30여년 만에 제가 배달한 옷을 팔아주었던 할머니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벽에 옷 보따리 갖다놓고 오후에 수금하러 와서 돈 달라 소리도 못하고 평화시장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청년 정동영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씀했습니다. 순간 그때로 머릿속 필름이 돌아갔습니다.
     
    저는 재봉틀 아들입니다. 어머니의 사랑과 아내의 기도, 그리고 군에 가있는 두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저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입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 여러분의 가족을 제 가족처럼 보살피겠습니다.
     
    가족행복 지킴이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다함께 잘 사는 선진국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최고의 인재를 정부에 모으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겸허한 자세로, 새로운 정치를 해나가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세대가 청년시절 외쳐 부르던 가요 ‘아침이슬’의 가사처럼 영롱한 세상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이슬보다도 고운 아침이슬처럼…….

    감사합니다.(끝)

    *본 포스트는 11월 10일 오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정동영 미디어인터넷본부로부터 전달받은 보도자료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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