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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CEO의 회의 비결Marketing+ 2007. 8. 31. 17:57
CEO가 회의를 효과적으로 잘 이끌어가는 것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CEO가 염두에 두어야 할 회의 비결을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CEO들의 회의법을 통해 살펴보자.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CEO. 이들은 어떤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쓸까? 통상적으로 하루 일과 시간의 절반 이상을 회의에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예컨대 유명한 경영학자 헨리 민쯔버그(Henry Mintzberg)가 5주간 IT 기업의 CEO 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하루 일과의 약 70%, 하루 평균 약 8건의 회의 참석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참조).
왜 이렇게 회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일까? 전략 수립, 미래를 이끌어 갈 핵심 인재 육성, 일선 현장의 경영 환경 파악 등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 사안의 대부분이 회의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글로벌 경쟁 가속화, 고객/시장의 다양화 등 CEO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 요소가 증가하면서, CEO의 회의에 대한 시간 투자 비중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경영학자 월터 그린(Walter A. Green)과 해롤드 라자루스(Harold Lazarus)가 1000여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약 72%는 5년 전에 비해 회의 시간이 훨씬 증가했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50%는 5년 후에는 더 많은 시간을 회의에 투자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회의 잘하는 CEO가 성공한다
회의에 대한 CEO의 시간 투자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CEO가 회의를 잘 하는 것도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건이 될 수 있다. 유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유능한 경영자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회의를 생산적으로 하는 것이다. 경영자는 회의 목적을 명확히 알아야 하며 회의가 쓸모 없는 시간 낭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즉, 회의를 효과적으로 잘 이끌어가야 성공하는 CEO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회의를 잘 함으로써 성공한 대표적인 경영자로 IBM의 전임 회장인 루 거스너(Louis V. Gerstner)를 들 수 있다. IBM의 성공적인 회생에 대한 연구나 책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바로 회의 문화 개혁이었다. 루 거스너가 몰락해가던 IBM에 부임한 이후 가장 먼저 개혁의 칼을 댄 것이 바로 비효율적 회의 문화였고, 이는 IBM 부활의 밑거름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CEO들은 회의에 대해 그리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경영학자 폴 라이스(Paul L. Rice)가 600명의 CEO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약 33%의 CEO는 투자한 시간 대비 회의가 비효율적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73%의 CEO는 사전 계획 부족, 안건의 부적절성 등으로 생산적 회의가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탁월한 CEO들의 회의 비결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주요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올바른 회의 문화 형성에 CEO가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회의의 성공 여부는 CEO가 어떤 스타일로 회의를 운영하고 회의 석상에서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CEO가 염두에 두어야 할 몇 가지 회의 비결을 탁월한 CEO들의 회의법을 통해 살펴보도록 한다.
1. 들어야 할 때는 입을 닫는다
회의(會議)는 말 그대로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서 논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CEO의 생각이나 회사 정책의 일방적 지시/전달이 아닌, 회의 참석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며 더 나은 해법을 찾기 위해 논의하는 것이 회의의 진정한 목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회의 본연의 의미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CEO가 참석하는 회의를 보면, 회의 참석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고 CEO의 말을 묵묵히 듣기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CEO라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회의 석상에서 위축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CEO가 권위를 내세우거나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여 말할 경우, 참석자들은 솔직한 자기 생각을 말하기 어렵다. 실제로 경영학자 캐슬린 란(Kathleen D. Ryan)과 다니엘 오스트리치(Daniel K. Oestreich)가 미국의 관리자 26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약 70%의 관리자들은 회사의 문제나 이슈를 상급자에게 솔직히 이야기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CEO가 회의 석상에서 귀를 닫고 말을 많이 하게 되면, CEO 외에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조용한 회의 (Silent Meeting)’가 될 가능성이 높다(<박스 기사> 참조).
활발한 토론과 논의를 위해서는 회의 시에 CEO가 때로는 입을 닫을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것까지도 들으려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구성원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회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CEO가 말하기 보다는 듣는 것을 더 많이 해야 한다. GE의 회장 제프리 이멜트(Jeffrey R. Immelt)는 “회의를 하다 보면 이미 내 머리 속에는 의사결정의 답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생각하는 답을 말하지 않고 조용히 듣는다. 회의 참석자들이 스스로 정답을 찾도록 그냥 놔두는 것이다. 때로는 내가 말하지 않고 그냥 듣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GM의 전(前) 회장이었던 알프레드 슬로안(Alfred Sloan)은 회의에서 말하기보다는 듣는 것을 중시했던 경영자였다. 슬로안은 일주일 중 6일 정도를 경영위원회 멤버들과 중요한 전략 사안 등을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했다. 이때 그는 회의 안건을 소개하는 역할만 할 뿐,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고 한다. 간혹 잘 모르는 내용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을 하곤 했지만, 그 이외에는 회의에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슬로안은 자신이 토론 과정에 개입하면 참석자들이 말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참석자들의 의견을 더 많이 듣기 위해서는 자신이 입을 다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3M의 CEO였던 디시몬(DeSimone L. D) 역시 구성원들의 솔직한 생각을 듣기 위해 특별한 회의 방식을 사용했다. 보통 회의에는 약 30~100여 명 정도가 참석했으며 사전에 안건을 정하지 않았다. 참석자들도 고직급자 중심이 아니라 참석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라도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회의 방식도 사전에 특별히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토의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가장 중요한 점은 회의를 할 때에 CEO인 디시몬은 발언을 가급적 자제하고 오직 듣기만 했다는 점이다.
2.토론의 불을 지핀다
CEO가 회의 시에 ‘토론’의 불을 지피는 것도 회의 참석자들간에 활발한 논쟁이 오가도록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은 “진실은 사람들간의 논쟁을 통해 나온다”라고 말하면서 격의 없는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피터 드러커 역시 “한 사람만의 지식과 경험은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경험과 지식이 모아져야 한다”며 회의 성공 여부는 토론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 때 CEO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그저 ‘활발하게 토론합시다’라는 식으로 말한다고 해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CEO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토론을 이끌어 내야 한다.
미국의 첨단 기술 제품 생산 업체인 이머슨 일렉트릭(Emerson Electric)의 전임 CEO, 찰스 나이트(Charles F. Knight)는 전략 회의 시에 논쟁을 이끌어 내기 위해 황당하거나 비논리적인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예컨대 상대방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다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을 내거나 거칠고 전투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신과 격론을 펼치도록 유도하였다. 나이트는 이러한 자신의 회의 스타일을 ‘비논리의 논리(Logic of illogic)’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의 인지 능력을 키우고 생각의 깊이를 심화시키는 차원에서 때로는 이러한 유형의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통신장비업체 코닝(Corning Incorporated)의 전임 CEO인 제이미 휴턴(Jamie Houghton)도 ‘리더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질문을 던지고 이를 통해 활발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독특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토론을 이끌어 내고 있다. 예컨대 그는 경영진과의 회의 시, 대등한 입장에서 허심탄회한 토론을 하고자 할 때에는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회의에 참석했다고 한다. 휴턴이 카우보이 모자를 쓴 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이 CEO와 다른 의견을 마음껏 개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카우보이 모자는 휴턴이 CEO의 신분이 아니라 다른 참석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토론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행동이었다고 한다.
인텔(Intel)의 전(前) CEO인 앤디 그로브(Andy Grove) 역시 독특한 방식으로 토론 중심의 회의를 유도했다. 예컨대 활발한 토론이 없이 회의가 일찍 끝날 기미가 보이면, 그는 의도적으로 ‘토론광’을 회의에 불러들였다. 소위 ‘싸움닭’을 투입한 것이다. 즉 회의 안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이나 거친 질문을 잘 하는 사람을 회의에 참석시켜 논쟁 없이 합의되어 가던 회의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 토론을 이끌어 냈다고 한다.
이러한 토론식의 회의가 되기 위해 CEO가 한 가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 CEO가 참석하는 회의에서 CEO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공명심에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깎아 내리고 자신만이 돋보이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CEO가 참석자들에게 상호 존중과 진실한 대화를 통해 최상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바로 회의의 목적임을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 (<표> 참조).
3.앵무새식 발표는 금지한다
보통 CEO가 참석하는 회의를 보면 회의 탁자 중앙에 CEO가 앉아 있고 발표자는 앞에서 빔 프로젝터를 켜고 슬라이드 내용을 읽는 경우가 많다. 소위 ‘자, 준비해 온 것을 읽어봐라. 한번 들어보자’는 식이다. 이러한 방식의 회의에서는 CEO와 발표자간에 격의 없는 토론이 이루어지기 힘들다. 따라서 생생한 토론 중심의 회의를 위해서는 회의 시에 발표자가 자신의 ‘생각’을 직접 말하도록 해야 한다. 사전에 만들어 온 수십 페이지의 보고서를 회의 석상에서 그대로 소리 내어 읽는 소위 ‘앵무새’식 발표는 지양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선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의 전(前) CEO 스콧 맥닐리(Scott McNealy)는 “우리 회사에는 12.9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파워포인트 보고서가 있다. 내 생각에 이것이 우리 회사의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쓰레기다”라고 말하면서, 1997년 파워포인트에 의존해 발표하는 회의 방식을 금지하였다.
앵무새식 발표에 따끔한 일침을 놓은 또 다른 CEO로서 모토로라(Motorola)의 에드워드 잔더(Edward Zander)를 들 수 있다. 잔더가 모토로라의 신임 CEO로 부임한 직후, 경영 회의의 일화이다. 한 임원으로부터 전략에 대한 보고를 받던 중, 잔더는 궁금한 점이 생겼다. 이에 “당신이 말하는 전략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하였다. 발표하던 임원은 슬라이드를 3 페이지 정도 뒤로 돌려, “네. 이 페이지를 보시면 됩니다”라고 답변하였다. 그러자 잔더는 “그 페이지는 좀 전에 보았네. 나는 당신이 말하는 그 전략의 본질이 무엇이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이유를 묻고 있는 것일세”라고 다시 질문하였다. 그러자 그 임원은 다시 1 페이지 가량을 뒤로 돌리면서, “네. 그건 이 페이지를 보시면 됩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자 잔더는 화가 나서 “당장 빔 프로젝터를 꺼라. 언제까지 슬라이드에 적혀있는 내용을 그대로 읽기만 할 것인가? 나는 현재 우리 회사 전략의 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직접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P&G의 CEO 알랜 래플리(Alan G. Lafley)가 CEO로 처음 부임했을 당시의 상황도 모토로라의 경우와 비슷했다. 당시 P&G의 전략 회의는 ‘극장(Theater)’과도 같았다고 한다. 사업부장들은 자기 순서가 되면 단상으로 나가 이미 CEO 및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앵무새처럼 읽기만 했다. 이러한 극장식 회의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였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건설적인 토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모든 사업부장들은 “여기 슬라이드를 자세히 보시면, 왜 우리 사업부의 성과가 올해 좋지 않았는지 아시게 될 것입니다”와 같이 변명만을 일삼았다고 한다.
이에 래플리는 이러한 비효율적 회의 방식을 개혁하기로 하였다. 우선 각 사업부장들에게 발표할 자료는 보고 전에 자신에게 먼저 제출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궁금한 사항이나 잘못된 점은 직접 적어서 피드백 해 주었다. 둘째, 실제 회의에서는 3장짜리 보고서로만 발표하게 하였다. 래플리는 “전략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이해했다면 1페이지까지 보고서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하면서 두꺼운 보고서보다는 생각이 담긴 간결한 보고서를 요구했다. 셋째, 전략 안건에 대해 사업부장들은 단순한 의견 교환이 아닌, ‘어느 사업/시장에서 경쟁할 것인가’, ‘어떻게 경쟁에서 이길 것인가’라는 간단하지만 중요한 2가지 이슈에 대해 상호 토론과 논쟁을 하도록 유도하였다.
4.회의 장소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린다
회의 장소는 사무실이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버리는 것도 생산적 회의를 위한 포인트이다. 현장과 단절된 사무실에 파묻혀 머리를 감싸고 고민하기 보다는 직원과 고객이 있는 현장에 직접 나가서 거기에서 현장을 느끼고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사무실 중심의 회의를 하다 보면, 현장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데에 투자하는 시간보다, CEO에게 보고하기 위한 자료를 만드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비효율적 보고 문화가 싹 틀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잘 알고 있는 CEO들은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을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도요타(Toyota)의 조 후지오(張富士夫) 회장은 “문제가 생기면 어디까지나 현장에서 부딪히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현장에서의 회의를 강조하고 있다. 월마트(Wal-Mart)의 창립자였던 샘 월튼(Sam Walton) 역시 “회사에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고 싶다면, 직원에게 물어봐라. 그러면 답을 알 것이다”라는 말하며, 보고서에 적힌 글보다는 현장의 말에 더욱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화이자(Pfizer)의 전(前) CEO인 존 맥킨(John McKeen)은 사무실 밖에서 구성원과 직접 만나서 대화하며 회사의 경영 현황이나 문제를 파악하는 활동을 즐겼다고 한다. 그는 사내의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옆에 있는 구성원에게 “어떤 일을 하고 있지요? 잘 되갑니까? 문제는 없습니까?”라고 질문하곤 했다. 한번은 엘리베이터에서 한 지역에서 페니실린의 이월 주문을 담당하는 관리자를 만났다. 맥킨은 “페니실린 이월 주문에 문제가 있다고 들었는데, 잘 처리되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관리자는 “네?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요”라며, 그러한 문제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맥킨은 현장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회사의 문제나 경영 현황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스타벅스(Starbucks)의 CEO 짐 도날드(Jim Donald) 역시 사무실 위주의 회의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CEO 중 하나이다. 그는 업무 시간의 약 45% 이상을 스타벅스 매장 방문이나 직원들과의 만남에 사용하고 있다. 보통 일주일에 20개의 매장을 방문하여 직원들을 만나 이야기하는가 하면, 매장의 카운터에서 앞치마를 입고 고객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고객 니즈를 경청하고 있다.
5.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그 이후는 다 틀어지기 마련이다. 회의를 시작할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가장 중요한 참석자인 CEO가 자리에 없다면 회의는 어떻게 될까? 다른 회의 참석자들은 이 회의가 정말 중요한 회의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거나, 기다리다가 지쳐버릴 것이다. 생산적인 회의를 위해서는 CEO 자신부터 회의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CEO들이 회의를 진정으로 소중히 여기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회의 시간 지각’은 CEO들에게 나타나는 만성적 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인 프라우드풋(Proudfoot)이 2,700여명의 CEO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CEO들은 10번 중 6번 꼴로 회의에 지각한다고 한다. 물론 바쁜 CEO이기 때문에 회의에 늦을 수는 있다. 그러나 CEO의 만성적인 지각으로 인해 버려진 시간들은 그 원인이 어떻다 하더라도 회사 차원에서 상당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씨티그룹(Citigroup)의 전임 CEO 샌포드 웨일(Sanford Weill)은 4명의 경영진과 회의 시, 자신이 15분 늦으면 4천2백여 달러가 손실이라며 회의 정시 도착을 매우 중시 여기고 있다.
인텔의 전(前) CEO인 앤디 그로브는 회의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었다. 그는 회의는 인텔의 생산성 향상의 기본이라는 신념 하에 이미 1970년대에 생산적 회의를 위한 지침을 마련하였다. 예컨대 모든 회의는 반드시 시작 시간을 사전에 정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회의에 늦게 도착한 사람은 절대로 참석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스타벅스의 CEO 짐 도날드 역시 회의 시간을 중시하여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CEO 중의 하나이다. 그는 통상적으로 회의 시간을 1시간으로 계획하되 실제 회의 시간은 45분을 넘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15분을 절약함으로써 그 시간 동안 회의 결과를 머리 속에 정리하거나 다음에 할 일을 미리 생각해 두는 등 다른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도날드는 1주일에 8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루 시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회의는 이제 CEO의 일상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렸다. 특히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바로 이 회의에서 결정된다는 점에서 회의 문화는 기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생산적인 회의, 고품질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CEO가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
출처: LG경제연구원 > 경영정보 > 인사조직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