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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마이 러브(2009), 누가 이런걸 사랑이라 했을까? La Mer에 녹아들다!서평_북스타일+영화/못다한 영화 리뷰 2009. 10. 19. 22:32
오랜 연인,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나누는 사랑. 어떻게 보면 우리들이 생각하는 로맨틱한 사랑의 종착점이 없을 것만 같은 짧은 문장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성애라는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는 낮선 이야기들이 현실에서 이성과의 사랑에 함께 묻어져 간다면, 어떨까요?
이제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한국인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 가능할 것 같네요. 올해 2009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 후보작이었던 <헬로우 마이 러스>가 탄탄한 스토리와 이국에서나 가능할 법한 동성애의 사랑에 관한 달콤함을 배우 조안씨를 필두로 개봉을 했더군요.
"그게 어떻게 사랑이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과연 어떤 이야기 일지 궁금했지만, 10년간 갈고 닦은 남자친구가 2년간의 파리 유학길에 동성애자가 되어 돌아온 모습에 놀라고, 울고, 충격에 휩싸여 모든 것들을 잃고 마는 이야기. 영화를 보는 95분간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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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마이 러브>, 내 남자친구의 또 다른 남자 친구라 해도 무방할 만큼 이색적인 "동성애"와 "연인과의 사랑"에 대한 스토리. 방송작가이자 라디오 프로그램 DJ역을 맡은 조안은 스크린에서 오랜만에 큰 웃음과 눈물, 그리고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었습니다. 2009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살펴봤던 그 작품 그대로, 또 한번의 조안을 만나보고 조안이 연기했던 호정을 다시 한번 느껴보았습니다.
*지금부터 이어질 내용은 일부<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다면, 브라우저 창을 바로 닫아주세요!
10년간의 사랑을 겪어온 호정, 그리고 내 남자친구의 남자친구
10년간의 사랑, 부모를 일찍 여윈 라디오 방송작가 겸 DJ 호정, 요리사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난 호정의 남자친구 원재. 그렇게 둘 사이에서 "사랑"이란 서로에게 10년이란 시간 동안 뗄수 없는 접착제 같은 시간이자 기다림, 함께한 추억이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해서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남자친구의 유학후 프로포즈를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이지만, 방송작가이자 라디오 DJ로 화려한 연애 기술과 사랑에 대한 구구절절 달콤한 풀이를 내놓을때는 그 어떤 연인의 모습도 부럽지 않은 당당한 한 여인으로 나타납니다.
2년여의 시간동안 한남자만을 바라보는 호정, 그리고 몸은 떨어져있지만 마음만은 원재에게 있다는 것을 굳은 믿음과 발랄하고 일상에서도 노력하는 모습속에서 언젠가는 그 사람을 다시 만날꺼란 기대로 부풀어져 있었지요. 하지만 새로운 시간이 찾아옵니다. 원재의 유학후 귀국, 원재의 곁에는 하동이라는 훈남이 함께 찾아오고 그때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2년이라는 시간, 그리고 2년후 호정에게 멋진 프로포즈를 할것만 같았던 원재는 요리사가 되어 자신의 한옥집에 와인 레스토랑을 가꾸는데에 하동과 모든 시간을 보내버리고 맙니다. 일이 마치면 호정에게 놀랄만한 프로포즈를 하겠지 궁금해 하던 가족들도 답답한 마음에 원재를 떠보지만, 원재는 쉽게 사인을 주지 못하고, 하동과의 시간만을 보내버립니다.
여기서 원재와 하동의 역할, 그리고 원재와 하동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남자 둘이서 일을 하고 땀을 흘려가며 생활하는 모습에서 단지 의연한 사이이겠지, 유학길에서 원재는 요리사 공부를, 하동은 소믈리에 공부로 서로 잘 맞는 한편의 궁합이겠지 하지만, 스토리 전개상에서 이미 "동성애"라는 키워드를 암시하고 맙니다. 원재와 하동이 느끼는 눈빛에서 조차도, 그리고 "누나는 형에 대해서 얼마나 알아요?" 라는 하동의 역할 대사 하나하나에 하동과 원재에 대한 "동성간의 사랑" 전선을 관객들은 깨닫게 됩니다.
95분간, 호정-원재-하동의 삼각관계는 줄곧 다양한 구도에서 그려집니다. 원재와 하동의 동성애 모드를 확인한 호정, 그리고 호정이 울면서 원재에게 자신과의 10년간의 사랑을 재차 확인하는 그 순간까지 동성애와 이성간의 사랑에 대한 설익고, 농익은 동성애, 이성과의 사랑에 대한 구태연한 확인 작업이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헬로우 마이 러브>는 관객들에게 덜 익숙한 동성애에 대한 사회 시각을 부드럽게, 스크린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주려 했던 것입니다. 특히 동성애의 원인, 복선을 원재는 요리사, 하동은 소믈리에 라는 프랑스 요리의 뗄래야 뗄수없는 법칙을 호연하게 붙여놓아 남성간의 사랑이 어떻게 진행되었고, 호정과 두 남자의 러브 전선이 어떻게 뭉쳐지고 허물어져 가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을 했습니다.
감독은, 감독이 보여주고자 했던, 이성과의 사랑, 그리고 동성애가 이 시대에 어떻게 비춰질지에 대해 스크린을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한국영화에서 선보이는 (현대시점의) 동성애 작품의 평가를 각각 달리 물어보고 있던 것입니다.
원재와 하동, 프랑스 요리와 프랑스 와인이라는 궁합이 잘맞는 요소들로 영화는 하나하나 와인의 정취에 빠져듭니다. 원재와 하동간의 관계를 보다 못한 호정은 원재에게 한달간의 교제를 제안하고, 이에 원재는 2년간 함께 지냈던 하동과의 전선에 호정의 원천적인 사랑 요소를 다시 포함시키려 노력합니다. 그 속에서 잦은 마찰은 오히려 원재와 하동의 요리, 그리고 와인과 수다라는 감칠맛 나는 양념으로 풀어가는데요. <헬로우 마이 러브>에서는 그야말로 와인의 향기를 95분간 줄곧 느낄 수 있습니다.
<헬로우 마이 러브>, 결국 동성애라는 현 시대에서 용납하기 힘든 어려운 키워드를 갖고 가지만 어려운 것을 술로 풀어가는 한국인들의 성향을 그대로 받아들여 와인으로 승화시키는 노련함을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재와 하동의 와인 레스토랑 오픈은 결국 극적인 대반전을 만들면서 한단계 더 재미있어 집니다.
*원재와 하동의 동성 만남/동성애의 충격을 "술"로 풀어내려던 호정, 결국 아침일찍부터 처진 다크서클에 선글라스를 쓰고 해장을 하는 모습이 제일 위트있고 웃겼던 모습이었습니다. 배우 조안씨의 이런 모습, 매우 낮설더군요.
시련은 사랑에 대한 반성, 깨달음을 주지만 크나큰 추억이 되어 돌아온다
10년간 갈고 닦은 사랑 원재와 호정, 하지만 2년간의 유학생활로 돌아온 그 남자 원재는 하동이라는 또 하나의 설정을 통해서 기존의 여자친구 호정에게 큰 상처와 시련을 주고 맙니다. 원하던 원치 않던, 사람과의 사랑에 있어서 이성애와 동성애는 어떤 차별이 있을까요? 그것은 자신의 깨달음 입니다. "그게 어떻게 사랑이야?" 라는 대사에서도 보았듯이 사랑에 대한 정의는 자신만이 아는 것. 10년간 사랑을 하면서 억지로 수면제를 먹여가면서 첫 경험을 했던 호정에게 원재는 오랜 이성친구이자 친구, 남자라는 이성으로써의 큰 위안이었으며, "유일하게 남은 내편"이었습니다.
하동의 출연이 오히려 호정에게는 라디오 DJ를 물러나게 만들고, 모든 것을 잃고 떠나야만 했던 원재를 놓쳐버린 과정의 한단계가 되어버린 것이죠. 비가 내리는 그 속에서도 하동의 부름에 단번에 달려가는 원재를 바라보면서 과연 그동안 했던 사랑이 내게 충분한 존재였을까? 기다렸던 것이 내겐 무슨 의미였을까?를 곰곰히 또 한번 생각하는 스크린 속 현시대의 사랑이었던 것입니다.
사랑은 복잡한 갈등이라고 했던가요? 영화 <헬로우 마이 러브>는 프랑스 요리사가 되었지만 모든 것을 잃고 돌아온 원재, 이제는 청취율 높은 라디오 DJ에서 인터넷 라디오의 명DJ가 된 호정, 와인의 진정한 맛난 보며 소믈리에로써 살아가는 하동에게 "사랑"이란 한켠의 추억으로 되어 다시 돌아온 자취가 되어버립니다. 비를 맞으면서 아픔을 씻어내듯 그렇게 세명의 주인공 - 호정, 원재, 하동 - 은 또다른 사랑의 시작을 기다리기 위해서 달립니다.
와인이 주는 맛의 매력, 그리고 색깔, 기원, 미묘한 향은 결국 다양하게 변하는 사랑에 대한 정의를 요리로써 풀어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헬로우 마이 러브>에서 나왔던 동성애에 대한 감추는 듯한 애틋함은 와인의 맛을 오래 간직하기 보다 한잔을 마시더라고 향을 먼저 보고, 맛을 시음하는 모습 하나하나와 같다고 여겨집니다. 숨기고 싶으나 막상 본인들에게는 숨길 수 없는 원천적인 것이 바로 "사랑"이나 "와인"의 달콤한 유혹이기 때문이죠.
누가 동성애도 사랑이라고 정의했을까요? 동성애를 인정하고, 혼인까지 인정한 프랑스의 정서가 눈에 가시 처럼 나오긴 했지만, 한국인들에게도 동성애는 있을것이라 생각하고, 아니 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소수의 세계일겁니다. 와인이 언젠가부터 대중에 뿌리를 두면서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동성애는 숨겨진 와인의 맛과 같을 겁니다.
"우주에는 에테르 파장이라는 물질이 분포되어 있어서 몸이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진심은 그 파장을 타고 서로에게 전달되게 돼 있어요." - 호정(조안 역)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에테르 파장으로 호정과 원재간의 진심이 통하지 않았음을 결국 알게 되고, 그런 에테르 파장은 결국 남녀간의 육체적 사랑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서슴없이 보여준, 동성애를 나누는 이들에게는 큰 희망과 그들의 지속적인 인내의 메세지를 던진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멀리 있다고, 한 사람을 잊지는 말아야 할 겁니다. 사랑도 사람도 변합니다. 그게 만물의 섭리이니깐요.
영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명곡 "La mer"를 배우 조안씨가 부르는 모습이 뮤직비디오 처럼 나옵니다.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눈을 뗄수 없었지만, 조안씨의 "La mer"는 원곡보다 더 나은 감미로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헬로우 마이 러브> OST, "La mer"의 조안 버전과 원곡 버전을 실으면서 리뷰를 마칩니다.
*배우 조안씨의 극중 캐릭터, 참 발랄하고 사뭇다른 연기력으로 자신의 모습을 찾은것 같아 좋아 보였습니다.
*<헬로우 마이 러브>는 연인끼리 보는 것보다, 혼자 보기에 딱 좋은 영화인것 같아요. 남녀끼리 데이트 하면서 보기에는 내용이 조금 무겁기도 하지만, 한창 (여성분에게) 작업중인 남성들에게는 유용한 Tip들이 있어서 추천합니다.
*본 리뷰에 사용된, 영화 <헬로우 마이 러브> 이미지는 리뷰 작성 목적으로 사용됨을 알립니다.
<조안 Version>
<원곡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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