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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 악마, 국가대표팀 경기 보이콧 철회 합니다.
    떠들어볼만한 얘기 2007. 9. 10. 15:23
    금일 스포츠 서울에 실린 "'붉은 악마' 응원 보이콧 철회, 다시 '붉은 함성' 내지른다" 이 글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보이콧을 철회 합니다. 관련 글은 해당 기사를 참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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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지난 8월 18일, 붉은악마 성명서 입니다.

    현재 한국 축구계의 가장 중요한 목표은 무엇일까요?
    2008 베이징올림픽 본선진출과 8강 이상의 성적일까요? 또 다른 목표는 없을까요?

    붉은악마는 현재 한국 축구계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국제대회에서의 반짝 성적이 아니라, '국내리그 활성화를 통한 한국축구의 체질개선과 팬들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박성화 감독의 올림픽 대표 선임은 국내리그 활성화에 대한 의지도, 팬에 대한 배려도 없는 근시적인 행정이었다고 봅니다.

    지난 3일, 대한축구협회는 감독을 선임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을 감독으로 뽑고, 클럽팀에 부임한 지 갓 보름 된 사람은 리그를 코앞에 두고 두말없이 떠나는 비상식적인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 이유가 "위기에 빠진 한국축구를 구하기 위해 U-23(올림픽팀)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겠다" 라는 것입니다. 더욱이 그들이 말하는 소위 "한국축구의 위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기술위원회가 이 모든 일을 다 처리했습니다.

    그동안 줄기차게 'K-리그를 살려야한다'고 주장했던 축구협회는 이렇게 정작 중요한 순간마다 리그발전에 역행하는 결정만 내려왔습니다. 전 세계 어떤 리그에도 없는, 하물며 중국리그에서도 사라진 군인팀(광주상무)의 리그합류로 인해 결과적으로 광주의 프로구단 창단은 먼 훗날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졸속행정으로 이루어진 리그승강제로 인해 고양 축구팬들은 피눈물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화살은 처음부터 K리그에 관심이 없던 모 회사(K은행)에게만 돌아가고 축구협회는 그 어떠한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회피하기만 했습니다.

    박성화 감독은 부산축구팬들의 감독이었습니다. 그러나 17일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고 올림픽대표 감독이 되었습니다. 이 같은 결정은 우선 부산의 축구팬들을 철저하게 무시한 처사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부산은 축구가 고전하고 있는 도시인데, 감독이 이렇게 허무하게 바뀐다면 부산의 축구팬들이 갖는 상실감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23세 이하 올림픽대표가 일국의 1부 리그팀보다 우선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의 1부 리그팀은 연고지역의 대표이며 한국 축구의 기둥입니다. 1부 리그팀의 감독선임이 단 17일 만에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은 협회가 얼마나 리그를 우습게 보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적지 않은 축구팬들이 선망해마지않고, 스포츠뉴스에서 매일 보여주는 이른바 빅리그는 고사하고, 어느 정도 리그가 자리 잡은 국가에서 1부 리그 감독이 선임 몇 일만에 올림픽대표 지휘봉을 잡는 현상이 있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번 선임과정을 전 세계에 두고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것일까요.

    특정 지역의 팬의 수가 적을 것이라 판단하여 그 팬들을 무시하는 행위를 보이는 것은 곤란합니다. 특정팀이 연고이전을 할 때 모든 서포터가 비난했듯이 이번 결정도 부산팬의 상실감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K리그의 일개팀보다 올림픽대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팬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축구를, 축구문화를 아는 축구협회에서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이 정당화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축구협회 의사결정권자들은 그 많은 축구선 진국 방문을 통해 도대체 무엇을 보고 배웠단 말입니까.

    기술위원회의 노트에는 우리나라에 감독이 몇 명이 기록되어 있습니까.
    그 노트에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전부터 우리가 보아오던 그런 분들, 그것도 몇 분밖에는 없습니까. 물론 감독선임이라는 것이 실력 외에 경험, 후보 개개인이 처한 환경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하는 것이지만, 프로팀 감독에 선임된 지 17일 밖에 되지 않은 박성화 감독만큼 어려운 조건에 있는 후보를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우리는 올림픽대표 감독을 팬 또는 언론과 함께 선임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감독선임은 전문적인 영역이며 이 같은 일을 할 사람은 따로 있고, 비밀유지 등 업무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선임과정을 지켜보면서 결정권자들이 갖고 있는 '전문성'과 '팬을 배려하는 자세'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다 넓고 길게 볼 것을 주문합니다. 이번 올림픽 대표 감독후보 중 신임 프로팀 감독은 없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를 제공할 인재가 축구계에 얼마든지 있다고 이야기 한다면 억측입니까.

    한발 더 나아가 만일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을 경우 성인 와일드카드를 쓰지 않고, 예선을 함께 한 23세 이하만으로 선수단을 꾸리는 등 미래를 내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붉은악마는 각급 축구대표팀을 지지하는 단체입니다. 각급 국제대회 본선에 진출하면 누구보다 즐거워할 것이고, 8강·4강 계단을 오를수록 열광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단기적 사고 또는 임기응변으로 이뤄졌거나 국내리그를 무시한 결과이거나 팬을 무시한 결과라면 별로 즐겁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반면에 각급대회 본선진출에 실패하더라도 장기적인 비전을 보이고, 협회·코칭스탭·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팬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면 비난보다는 격려의 박수를 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승리만 하면 무조건 박수를 치는 것이 지금의 축구팬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독일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비난하는 여론은 거의 없었고,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4강까지 갔지만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우리는 축구협회가 현재보다 K리그를 비롯한 각급리그 팀을 우선하는 마인드를 가져달라고 주문합니다. 그리고 이번 선임은 이미 끝난 일이기 때문에, 어렵게 결정 한 만큼 훌륭한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겠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문제의식을 팬 차원에서 어느 정도 표현하는 것이 향후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해 필요 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붉은악마 운영위원회에서는 대한축구협회에 공식요청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의 전원 사퇴!
    둘째 박성화 감독의 공식 사과!
    셋째 향후 한국축구의 발전에 대한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 제시!

    위 세 가지를 정식으로 요청합니다.

    붉은악마는 8월 22일 상암에서 열리는 우즈벡과의 올림픽 최종예선 경기에 대하여 보이콧 하기로 결정하였으며,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때까지 국내 외 다른 경기에 대하여 보이콧 하는 부분을 심도 있게 논의 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대한축구협회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대하며 8월 22일 경기 이 후에는 꼭 경기장에 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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