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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클로징을 말하다 - 월요일 뉴스 데스크 마치겠습니다.서평_북스타일+영화 2009. 12. 28. 22:22
2009년, 한해에 일어났던 무수한 이야기들은 한권의 사전과 같이 정리되고 기록되어 남아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우리들의 기억과 추억은 얼만큼 남아있을지 정리조차 안되는 상태에 이르고야 말았죠.
2009년의 역사는 "뉴스의 진실성, 사실성 추락"이라는 똑똑히 말하지 못할 대의명분이 사라진 해이기도 합니다. 2009년 4월 13일은 9시 뉴스 역사에 있어서 가장 기억하고 싶었던 뉴스가 사라진, 잊혀지지 않는 클로징 멘트가 역사에 남아버린 날이기도 하지요.
뉴스 데스크 메인 앵커가 되어 마지막 클로징을 남기고 떠날때까지 387일간 기록하고 방송되었던 클로징 멘트와 뉴스 속 뒷이야기를 하나 하나 정리해 내려간 MBC의 `신경민' 앵커가 책으로 펼쳐냈습니다.
전주 출신의 지방지 기자에서 9시 뉴스데스크에서 "뼈"있는 클로징 멘트를 대중들에게, 시청자들에게 전하던 신경민 전 뉴스 데스크 메인 앵커, 그가 밝히는 뉴스 속 뒷이야기를 보는 순간. 뉴스에서 못다한 속내를 그대로 보는 프리즘과 같았습니다. 조금은 왜곡되고, 조금은 은폐되었을 법한 이야기들이 이렇게 책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사건의 증인이 된 듯한 주인공 처럼 책장 하나하나를 스릴넘치게 넘길 수 있었지요.
못다한 클로징, 그리고 뉴스 뒷 감출 수 밖에 없었던 코멘터리까지.
뉴스 진행에 대한 막중한 사명감은 뉴스 데스크를 준비하는 시점부터 뉴스를 마치고 여의도의 어둠을 헤치고 집으로 귀가하는 데까지 크게 남았다고 신경민 앵커는 밝히고 있습니다. 387일간, 2009년 4월 13일 MBC 이사회의 권고 명령과 같은 앵커직 하차까지 바른 소리와 명확한 뉴스의 사실과 진실을 전하고 싶었던 저널리즘의 본연 임무를 수행하고자한 신경민 앵커는 마지막 클로징 멘트에서 이렇게 밝힙니다.
2009-04-13 회사 결정에 따라서 저는 오늘 자로 물러납니다. 지난 일 년 여, 제가 지닌 원칙은 자유, 민주, 힘에 대한 견제, 약자 배려, 그리고 안전이었습니다. 하지만 힘은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서 답답하고 암울했습니다. 구석 구석과 매일 매일,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밝은 메시지를 전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희망을 품은 내일이 언젠가 올 것을 믿습니다. 할 말은 많아도 제 클로징 멘트를 여기서 클로징하겠습니다. 월요일 뉴스 데스크 마치겠습니다. 페이지 105
미디어법 사태와 MBC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서 뉴스 마저 파행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꿋꿋하게 신경민 앵커는 보도의 사실성과 뉴스의 존재에 대해 끝까지 지키려 했던 저널리즘의 산증인이었습니다. 결국 미디어법에 대한 언급으로 MBC 이사회의 강압적 메인 앵커 교체라는 수순의 희생양이 되는 순간까지 자신의 주관과 가치관을 피력하고야 마는 멘트를 남기며 물러납니다. 그 어떠한 꽃다발이나 수고했다라는 멘트 조차 나누지 않았다는 뉴스 데스크 마지막 방송 이후의 모습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윗선의 과잉 반응이라 표현했고, 그게 바로 자신의 위치였다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공영방송을 떠나 방송의 독자성이랄까요? 정부의 채널이 되기를 거부하는 MBC는 현 정권에 있어서 마지막 보루라 생각할 만큼 주관적이며 국민적인 방송으로 남으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오면서 미디어법 통과 부터 MBC에게는 크나큰 장애를 던져줍니다. 그것은 바로 뉴스 데스크 메인 앵커인 신경민, 박혜진 아나운서의 두 메인에 대한 화살로 집중되면서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킵니다.
신경민 앵커가 뉴스 데스크 끝자락에 남겼던 수많은 클로징 멘트 중 잊혀지지 않는 것은 박혜진 아나운서의 MBC 노조 파업에 대한 참여를 알리는 클로징 멘트 였습니다. 신경민 앵커와 달리 박혜진 아나운서의 파업 참여에 대한 가장 중립적인 관철이 들어가 있는 멘트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죠.
아마도 기억할 겁니다. 2008년 크리스마스, 그 클로징 멘트와 동시에 MBC에서 잘 알려진 아나운서들이 거리로 나가 미디어법 통과에 대한 진실을 말하던 그 모습을 말이지요.
2008-12-25 [신경민] 본사를 포함한 언론 노조가 내일 아침 방송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총파업에 들어갑니다. [박혜진] 조합원인 저는 이에 동참해 당분간 뉴스에서 여러분을 뵐 수 없게 됐습니다. 방송법 내용은 물론 제대로 된 토론도 없는 절차에 찬성하기 어렵습니다. 경제적으로 모두 힘든 때, 행여 자사 이기주의 그리고 방송 이기주의로 보일까 걱정되지만 그 뜻을 헤아려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성탄절 뉴스데스크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페이지 93
벌써 1년전이 되어가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그리고 지금의 상황에서 MBC 뉴스 데스크는 뻐꾸기와 같은 모습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더 이상의 클로징 멘트도 찾아볼 수 없는 허수아비와 같은 뉴스 전달자 입장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신경민 앵커가 말했던 그 클로징 멘트에 대한 387일간의 기록은 책의 이곳 저곳, 다양한 뉴스 속 이야기를 통해서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만족합니다. 모든 것을 나열할 수 없는 독자의 심정으로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라는 말 밖에 더 이상의 언급이 필요 없을듯 하네요.
그래도 신경민 앵커가 가장 잊지 못하는 "못다한 클로징"중에 하나는 바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함께, 자신이 하고 싶던 클로징 멘트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지요.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과 그만의 시선 처리를 유심히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 되었더라면 신 앵커의 클로징 멘트는 또 다른 메시지를 남겼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뉴스를 그만 둔 뒤 이런저런 자리에 가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은 지금 이 뉴스를 전한다면 클로징에서 뭐라고 말했겠느냐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나에게 제일 묻고 싶었던 뉴스는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이었다. ... 중략 ... 조문 정국에서 우려스러운 현상과 이상한 역사는 되풀이됐다. '우리들의 분향소'와 '당신들의 분향소'로 양분된 현상, 서울 광장을 조문 행사에 쓸 수 있는지를 놓고 벌인 소모적 논란과 엄청난 경찰력 동원, 경찰의 조문 천막 철거와 마녀사냥식 하급 경찰관 징계는 상식을 벗어나는 어지러운 사태였다. 모두가 훌륭한 멘트 재료였고 현장 교육 교재였다. 페이지 293 ~ 295
국민 모두가 진실된 뉴스를 받아드릴 의무와 책임이 있다. 뉴스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뉴스에 대한 사실 근거를 떠나 조작된 것들이 많다고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왜! 우리들에게 뉴스는 믿지 못하는 저널리즘의 한 축으로 변해져 버렸을까요? 그것도 뉴스를 말했던 뉴스 앵커의 에세이에도 뉴스의 진실을 말하지 못했던 것에 반성한다는 뉘앙스가 남겨져 있었을까요?
<신경민, 클로징을 말하다>를 읽어내려 가면서 그것에 대한 의문, 그리고 국민들에게 주어진 4대 의무 이상의 의무와 책임에는 또 하나가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진실된 뉴스를 받아드릴 의무" 말입니다. 정부의 뻐꾸기가 되어가는 대한민국 뉴스는 언제까지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저울질만 하고 있을지 매우 답답합니다. 이 시대에 뉴스가 가지고 있는 저널리즘 속에 진실은 몇%나 될까요?
아직 대한민국의 저널리즘은 살아있지 못합니다. 블로그를 하는 이들에게 뉴스가 소소한 spot issue가 되어 소재거리가 되어가고 있지만, 선진국의 저널리즘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통해서 뉴스 앵커 조차 불신하는 뉴스꺼리에 대해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변화와 혁신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여러모로 뒤숭숭한 서평에 마지막 인용구를 남기고 2% 못다읽은 <신경민, 클로징을 말하다>를 마무리 하려 합니다. 본 도서는 지속적으로 읽어내려가면서 뉴스의 뒷 이야기를 계속 살펴보려 합니다. 미디어와 뉴스, 저널리즘에 대한 깊은 관철과 시각 변화를 필요로 하는 독자 및 블로거들은 한번 쯤 읽어보면 좋을 듯한, 추천하는 도서 입니다.
권력의 이 같은 대응(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오늘, 내일 또는 영원히 계속될지 모른다. 그래서 문제의 근원은 그대로 남아 있어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게 된다. 자그마한 진정성이라도 가진 권력이 문제를 파악하고 분석해서 대응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면 오늘보다 한치 앞으로 나아간 내일이 올 것이다. 권력이 최소한의 염치를 가진다면 역사의 되풀이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페이지 133
책을 읽어내려간 10여일간, 뉴스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으며 올해의 추천 도서로도 이 책을 남기고 싶어지네요. 이에 맞춰 내년에도, 그리고 그 이후 년도에도 계속 이어질 뉴스의 진정성과 함께 새로운 정부에서 다시 찾아올 능력있는 엄기영, 신경민 앵커와 같은 "능력자"가 나오길 기대하면서 두서없이 길어져갔던 서평을 마무리 합니다. 진짜 마지막으로 신경민 앵커가 대학 강연에서 여학생에게 받은 질문에 답한 인상적인 코멘터리가 있어 한줄 남겨봅니다. (너무나 맞는 이야기라서 고개가 끄덕끄덕이네요!)
확실한 생각은 회사가 좋아지려면 회사에 대한 비판을 솔직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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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의 모든 내용은 개인의 주관적인 서평을 위해 써내려간 글임을 명시합니다.
*본 포스트는 서평 전문 팀블로그, "북스타일(Bookstyle)"에 공동 발행 됩니다.
북스타일, 새우깡소년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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