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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근태 자문위원, 비난의 경제학
    Marketing+ 2007. 11. 23. 17:18
    *본 글은 emars 자문위원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가 뉴스레터로 전해주신 글 전문을 포스팅 합니다.

    어느 회사의 경영자로부터 들은 얘기이다. 어느 날 직원이 그를 찾아왔다. 도저히 같이 일하고 싶지 않은 동료 때문이었다.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그 친구 별명이 잖아요 인데요 정말 괴롭습니다. 어떻게 좀 해 주세요”라는 것이 요지였다. 무슨 말이냐고 되묻자 이렇게 얘기했단다. “그 친구는 늘 말끝이 ‘잖아요’ 입니다. 있잖아요, 말했잖아요, 제가 안 된다고 했잖아요 그런 식이지요. 그런데, 그 말을 들으면 내가 뭔가 잘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듣고 보니 그랬다. 그 말에는 비난의 느낌이 짙게 배어 있는 것이다.” 별 것 아닌 말이고 늘 듣던 말이지만 그 말에는 “나는 했는데 너는 왜 그러니, 그것은 네 잘못이다.”라는 뉴앙스를 풍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비난에 사용하고 있을까? “도대체 그 프로젝트는 왜 진전이 없는 겁니까? 내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했잖아요. 대체 뭣들 하고 있는 겁니까?”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너는 이것도 성적표라고 받아왔니?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렇게 공부를 안하니” 부모가 자녀에게 자주 쓰는 말이다. 비난이 잔뜩 묻어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말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이런 말을 들은 직원이나 자녀가 당신 앞에서 무릎이라도 꿇으며 대오각성하길 기대하는가? 내가 미처 그 생각을 하지 못했구나, 그러니 앞으로는 열심히 해야지 라고 생각할 것인가? 이런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겉으로는 고개를 떨구고 반성하는 척을 할 수도 있지만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그래서 어쩌라구? 난 원래 그런 사람이야. 나는 그냥 이렇게 살다 갈 테니 너나 잘 하세요.”

    일이 맘대로 풀리지 않고 사람들이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비난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기도 하다. 비난하기 위해 총명하고, 지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책을 읽고 준비를 할 필요도 없다. 어떤 바보라도 비판하고 비난하고 불평할 수 있으며, 바보일수록 그렇게 한다. 하지만 비난을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고 사람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비난하고 싶을 때는 비난의 효용성에 대해 생각 해 보는 것이 좋다. 왜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은 것일까, 이렇게 비난하면 상대가 잘못을 뉘우칠까, 아니면 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 바뀔까, 혹시 내 기분이나 풀자는 것은 아닐까?

    비난은 효용성이 거의 없다. 비난을 받은 사람은 언제나 방어적이 되거나 물러나게 된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느끼는 경우에도 비난을 받으면 오히려 화를 내는 경우도 생긴다. 잘못된 행동도 바꾸지 않겠다고 결심하기도 한다. 비난은 버릇이다. 일이 풀리지 않았을 때 자동적으로 하는 행동패턴일 수 있다. 그래서 효용성을 생각하기 앞서 비난부터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비난의 회로 대신 다른 행동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화가 나고 비난을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더라도 숨을 크게 쉬고 경제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한 템포 쉬고 어떻게 해야 상대를 움직일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객관적인 상황 설명과 질문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하직원이 프로젝트가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당신에게 보고를 한다. 그는 비난 혹은 문제해결을 당신에게 기대할 수 있다. 비난을 들으면 기분은 나쁘지만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당신이 비난을 하면 직원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나는 보고하고 당신은 야단을 쳤지. 공은 당신에게 넘어간거야. 이제부터 당신이 해결책을 제시해, 나는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편히 있을테니…” 그러니 절대 비난을 해서는 안 된다. 대신 이렇게 얘기하면 어떨까? “이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합니다. 회사의 사활을 걸려 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진전이 안 된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진행이 잘 될 수 있을까요?” 이런 얘기를 들은 부하직원은 당황할 수 있다. 이게 아닌데, 이렇게 되면 계속 내가 고민을 해야 하는데…

    우리들은 때때로 아무런 저항이나 불만 없이 우리 생각을 바꾸게 되는 때가 있다. 그러나 남이 나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하면 노여움을 느끼고 반성보다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천 가지 이유를 찾으면서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게 된다. 그래 나는 욕을 먹었으니까 이제부터는 아무 것도 안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비난을 하는 것은 본인을 위해서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선 에너지가 많이 사용된다.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했더니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은 없다. 비난하고 나면 비난 받은 사람 못지 않게 기분이 나빠진다. 애를 야단치고 나서 괴로워하는 부모가 대표적이다. 비난은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이다. 하지만 경제성은 낮다. 비난을 참고 줄이면 우리 생활은 좀더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


    -본 글에 대한 개인 적인 소견은 추후에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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