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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떡을 뽑는 방앗간의 일손, 그 속에 정겨움이 있었다.떠들어볼만한 얘기/소소한 이야기 2010. 2. 9. 18:23
연탄 난로가 따뜻한 온기를 만들고
주전자에서는 따뜻한 보리차가 끓어 오고가는 이들에게 더욱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는 그곳. 이맘때, 명절때만 되면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친적들과 나눠먹을 가래떡, 흰떡을 만드느라 흰 연기에 주목하는 때가 옵니다. 그곳은 바로 방앗간.
지난 일요일, 명절 준비를 위해 물에 불린 쌀을 들고 찾아간 동네 방앗간에는 이미 가래떡 뽑기 준비에 미리 뽑아놓은 가래떡들이 정신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어릴적에 찾아갔던 방앗간의 낯설움은 잠시, 방앗간 아주머니가 주는 가래떡 한개에 뜨거움 식히려 입으로 호호 불어가며 먹던 동신을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연탄 난로의 따뜻한 보릿차와 마시는 가래떡은 참 맛있는 간식거리였지요. 현대인들에게 방앗간이란 점점 잊혀져 가겠지만, 방앗간, 떡집이 없으면 맛있는 떡 구경은 잘 못하겠죠.
동네 방앗간에는 40~50대 아주머니, 아저씨 부부가 정겨운 입담과 발빠른 손놀림을 보이며 떡을 뽑고 계십니다. 저도 어머니와 아버지를 따라 찾아간 방앗간은 참으로 오랜만이었죠.
하루에 쌀 몇가마니를 들었다가 놨다가 하신하는 아주머니,
겉으로 너무나 힘들어보이셨으나, 매번 찾아오는 아주머니 들과 언니 동생 인사 나누면서 정겹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평소 대형 매장이나 동네 시장에서도 잘 찾아볼 수 없었던 정겨운 모습이었습니다.
눈가에 나이의 세월을 말해주는 듯.
자글자글한 눈가의 잔주름이 바쁘게 생활하시는 방앗간의 모습이랄까요?
웃고 즐기는 방앗간의 모습 속에 가래떡을 기다리면서도 참으로 유쾌하더라구요.
어디를 가나 찾아볼 수 없는 웃음이랄까?
울집 가족들과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참으로 정신없이 떡을 만드는 모습이 너무나 낯설었답니다.
한쪽에서는 방앗간 주인 아저씨의 가래떡 뽑고,
가래떡을 일정한 사이즈로 컷팅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뭐 오랫동안 하셨으니, 당연한 이야기일테지만요.
그 와중에 우리 아버님의 한마디 (어머니께)
"나 한테 시집온게 다행인줄 알아~!" - 울집 아버지는 정년을 넘기셨는데요. 회사에서 연구직으로 계세요 ㅎ
"치~~~" - 어머니의 반응
그렇게 오고가는 대화에 방앗간 안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그냥 웃고만 계시더군요.
그런 생활에, 아니 방앗간에서 나누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재미에 나름 재미있으시다는 반응이 신기했지요.
그분들의 생활에 매진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그래도 이번 명절은 예년 명절과 달리 떡을 뽑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차츰 경기도 풀리고, 정부에서 쌀을 저가에 풀다보니 떡 출하량대비 소비량도 많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그날, 우리 가족이 갔던 날은 가래떡을 뽑는 분들이 많이 없었지만, 예비 비축량을 많이 뽑아놓으시더라구요. 흰색 가래떡을 길게 뽑아놓은 후에 건조시킨후 떡국떡으로 컷팅하는 작업 - 당연히 기계가 한답니다 - 을 하면 일정량 봉지에 넣어 명절때 팔 수 있다고 하네요.
그 외에 근처 노인 복지 시설이나 소년소녀가장들에게도 준다고 합니다. 시청이나 동사무소에서도 사간다고 합니다.
아직도 방앗간 떡집 앞에서는 맛있는 떡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따뜻한 온기를 담은 인절미부터 꽃떡 등등.
맛있는 가래떡, 떡국도 좋지만 명절을 앞두고 바빠지는 방앗간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습니다. 언제 이렇게 명절을 앞둔 방앗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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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앗간에 가서 찾아볼 수 있었던 옛 것에 대한 그리움,
고향의 맛을 즐길 수 있었던 간접체험이었어요. 뭐 크게 해석하지 않아도 삶의 현장에서 배우는 정겨운 모습이었다는 것을 간략하게 남기고 싶네요.
동네 방앗간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정겨움"과 사람간의 "따뜻한 온기"를 2월, 설날 명절을 앞두고 블로거들과 나눠보렵니다. 2월 13일부터 시작되는 민족명절 "설(구정연휴)", 모두 즐겁고 훈훈하게 보내셨으면 합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