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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 -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중국과 텐안먼 사건
    서평_북스타일+영화 2009. 7. 3. 00:18

    "2009년 6월 4일. 20년 이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1989년과 2009년 사이에 변한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직까지 중국의 역사에 "참다운 민주주의"란 것이 반가운 것으로 기억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공안들이 천안문을 둘러싸고, 일일이 기자들을 통제하고, 인터넷 검색 - 특히 구글 및 유투브 등 웹 서비스에서 "텐안먼", "천안문"을 검색할 시 결과 페이지에 노출되지 않는 상황 - 마저 닫아 놓은 중국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6.25 이후 중국과의 교류는 아직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중국의 인해전술로 시작된 6.25 사변때 이후 충격은 아직까지도 좋은 못한 기억으로 중국을 "비 매너국", "공산주의가 남아있는 겉모습만 민주주의", "황사의 주범"이라는 유치한 수식어로 불리는 나라로 불리며 남아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산업을 통틀어 경제대국으로 강성해가는 중국에게 있어 1989년 "텐안먼, 천안문 사건-사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코드일 뿐입니다.

    문학으로 <텐안먼 사건-천안문 사태>를 되짚어 보다.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을 이야기 하기전부터 쏟아낸 역사적인 개론, 지금의 중국 상황,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무사히 마치고 경제가치까지 흑자로 바꿔버린 China를 이야기 했던 것은 어찌보면 책을 이야기 하기에, 소설을 더욱 이해하기에 좋은 에피타이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2009), 양이 소설'은 중국 출신이 일본어로 써내려간 일본 문학상 수상작에 빛나는 역사배경을 담고 있는 `민주주의' 소설 입니다. 그 속에 나오는 두청년이 바로 소설을 이끌어가고 에세이 같은 이야기를 전개하는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한 농촌에서 자라고 태어나 도시의 대학에 들어가고, 그리고 천안문 사태를 겪으며 "민주주의"에 대해 눈을 뜨게 되고, 자신들이 바라고자 했던 꿈을 현실에서 버려야만 했던 안타까운 시간을 잊어버린채 서로 가고 싶지 않은 길을 걷게 되는 이야기가 눈물 겹도록 펼쳐집니다.

    정확히 170 페이지를 통해서 서술되는 `양이'의 일본어체를 빌어쓴 중국의 역사. 일본의 식민지였던 중국 하얼빈 출신이 이렇게 적나라 하게 중국인의 시선으로 "천안문 사태"를 꼼꼼하게 - 꼼꼼하게 라는 표현은 천안문 사태의 잔인했던 사살, 부상 작면을 적기보다는 주인공을 3인칭 관찰자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오가는 묘사 및 표현을 거침없이 했기에 이런 표현을 적어봅니다. - 독자들에게 서술해주고 있다.

    *4월 15일: 후야오방(胡耀邦) 사망과 함께 베이징 시를 중심으로 학생, 시민 시위 시작. 이들은 후야오방의 당 총서기직 해임 이유를 밝힐 것과 그의 명예 회복을 요구.
    *4월 21일: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면서 시위 참여 대학이 10여 개로 늘어났고 베이다오(北道)를 주축으로 한 47명의 저명한 학자들이 학생운동 지지 성명 발표.
    *4월 22일: 후야오방 장례식. 시안(西安)에서 군중이 10여 대의 차량에 불을 지르고 성(省) 정부를 습격하며 공산당 타도 외침.
    *4월 26일: 최고 실권자 덩샤오핑(鄧小平), 리펑(李鵬) 총리에게 시위 강경 진압 지시. 인민일보는 이 날짜 사설을 통해 학생 시위를 ‘반혁명 폭동’으로 규정.
    *5월 13일: 학생 수천 명 천안문 광장서 무기한 단식농성 시작. 시위 인원 며칠 새 200만 명으로 급증.
    *5월 19일: 자오쯔양, 단식 농성장 방문해 학생들에게 자신이 너무 늦게 온 것에 대해 사과.
    *5월 20일: 베이징 일부 지역에 계엄령 선포.
    *6월 4일: 0시 57분. 계엄군 본격적인 진압작전 개시. 중국 정부, 진압과정에서 민간인 300여 명이 사망하고 7천여 명이 부상했다고 발표. 비공식 집계로는 5천여 명 사망, 3만여 명 부상이라는 주장도 있음.


    천안문 사태는 "지식인들이 제국주의 미국이 지켜나가고 이루어낸 민주주의를 본받기 위해 혁명 이상의 운동"을 펴낸 대한민국의 6.10 민주항쟁과 같은 역사적인 기록입니다. 이속에서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은 동쪽에서 서서히 떠오르는 민주주의 열망을 두 청년, 즈챵과 하오위엔의 시각을 통해서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하오위엔의 아버지는 과거 베이징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엘리트, 하지만 1975년 반우파 투쟁으로 몰려 농촌으로 쫓겨나면서 그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아버지가 못다이룬 대학의 꿈과 성공, 그리고 자신의 야망을 이루려는 아들을 뒷바라지 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 일수도 있습니다. 즈챵도 마찬가지, 하오위엔과 같은 중고등학교까지 나오면서 서로 경쟁관계에 있었지만, 같은 친한 대학에 가게 되면서 문학적인 뜻으로 더욱 함께 하게 됩니다. 그때부터가 둘 사이에 영원히 끊지 못할 운명의 고리를 안게 되는 것이지요.

    어찌보면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양이'는 일본 출신이 아닌 중국 출신의 문학가로써 이번 "천안문 사태"에 맞물려 역사적인 이야기를 일본 문학으로 바꾼 주인공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중국에서 조차 `천안문'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하고 막을 정도일진데, 그 어찌 중국 출신인 일본 문학 작가가 그 역사를 외면 할 수 있을까요?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에서도 일본인과 결혼한 하오위엔은 디자인 공부를 하면서도 친구 즈챵에 대한 우정을 그대로 보여주게 됩니다. 그것은 중국을 자신의 역사에서 멀리 할 수 없는 천성적인 사람의 고향, 향수에 대한 그리움을 소설속에서 표현해주게 되는 것이지요. 서서히 줄어드는 고향에 대한 기억,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중국에서 추방되어온 나와 천안문 사태를 겪은 친구들과 교수 생각을 조금씩 잊어가는 단계랄까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상(아쿠타가와상. Akutagawa Prize)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를 기념하여 1935년 분게이슌샤[文藝春秋社]가 창설한 일본의 문학상.

    아쿠다가와의 친구였던 기쿠치 간[菊池寬]의 발안으로 설치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1회는 이시카와 다쓰조[石川達三]의〈소보 蒼氓〉가 수상했다. 매년 2회 이른바 순문학 분야에서 무명 또는 신진작가의 이미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해서 상을 수여하는데, 일본 최고의 문단 등용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가졌던 것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의 〈태양의 계절 太陽の季節〉(1955)의 수상으로, 찬반 양론의 대립도 격렬했으며 '태양족'(太陽族)이라는 새로운 유행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뜨거운 감자, "천안문 사태". 역사로 말하고 "일본 문학"으로 입증 받다.

    후야오방 전 총서기 복권은 아직도 천안문 사태라는 뜨거운 감자로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은 그때의 엄청난 사상자와 역사적인 충격에 빠져나오고 있지 못한 공산주의 잔재를 씻고 싶지 않느 것일 수도 있습니다.

    책속에서 보여지는 천안문 사태는 큰 소요없이 조용히 끝내버리는 외침과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작가의 시선이 큰 충돌을 생각하고 싶지 않기에 그 속에서 잠잠히 끝내려는 의도를 표현했던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엄연히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보는 주인공과 주변인물(대학 교수 및 친구)들은 주인공의 인생 흐름, 시선 처리를 위한 맛베기 요소가 될 수 밖에 없었으니 말이지요.

    우리가 바라봐야 할 부분은 왜 천안문 사태가 그렇게 마무리 지어졌고, 왜 아직도 오랜 역사 속 뽑히지 않고, 입증되지 않는 역사 기록으로만 남아있느냐 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민주 항쟁과도 유사한 이런 역사 사이클이 왜 현재까지 와서 반복되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의 역사, 민주주의가 죽었다고 하는 요즈음 입니다. 역사속의 기억은 기억이라고 하지만 되돌아 오는 부메랑 같은 기억은 더 이상 못오게 막아야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은 이런 역사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은 저자의 오랜 염원이 담김 소설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시면 노래를 불러야 하리
    우리 인생이 길어야 얼마나 길다고
    스러지는 아침 이슬과 다름없건만
    지난날은 고통이 많았다네

    비분에 젖어 목청껏 노래해 보지만
    마음속 시름 걱정 잊을 길 없네
    무엇으로 이 시름을 풀리오
    오직 술이 있을 뿐이라네

    멀리 떠난 친구들이여
    그대들을 그리는 이 마음
    오직 그대 생각에
    이리 나지막이 읊고 있다네

    `조조'가 적벽 대전에 임할 때, 술자리에서 읊었다는
    <단가행> 중에서 - 페이지 85-86

    <단가행>에서 조차 쓰라린 고통과 마음속에 맺힌 한을 풀고자 싶었으나 모두 뿔뿔히 흩어지고 만 지금의 중국,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북경 대학생들의 염원들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음을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었다는 것에 `천안문 사태'를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던 필자에게는 큰 감동과 역사를 되짚어 보게 하는 자극을 주었습니다.

    고향이란 자신이 태어난 곳이야, 그리고 죽는 곳. 아빠와 엄마와 형제들이 있는, 따뜻한 집이야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 우리들의 고향은 어디일까를 생각하게 하고 민주주의란 열망만 있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매듭을 짓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민주주의와 선각자들의 실천적 행동으로 보다 나은 미래는 반드시 올것이라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은 말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양이 (재인, 2009년)
    상세보기

    1) 많은 말을 하려 했으나 소설 자체가 단 한줄의 평을 만들어 버리는 진품이더군요.
    -책 속에 민주주의가 있듯, 우리 마음 속에는 보이지 않는 애국과 자유가 있었다. 그리고 돌아가고 싶은 고향도 있다

    2) 책을 읽는 내내 천안문 사태(텐안문 사건)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이번 서평을 통해서 많은 역사적 가르침을 받게 되었습니다. (검색 - 천안문 사태)

    이 감동을 표현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 내 자신이 싫어진다 - 아마존 서평중에서 -


    *본 포스트는 서평 전문 팀블로그, "북스타일(Bookstyle)"에 공동 발행 됩니다.





    북스타일, 새우깡소년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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